[강원국의 글쓰기 강의]에서 문장력을 향상하는 방법 중 하나가 '필사'라고 했어요. 전부터 필사가 좋다는 이야기는 들어왔지만 어떻게 시작할지 막연해 하던 참에 제가 구입한 전자책 중에 이 책을 발견했어요. (당장 읽지도 않을 책을 많이 샀었는데 그게 꼭 나쁜 것만은 아니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단 분량이 많지 않아서 부담없이 읽을 수 있었어요. 어떤 책을 골라야 할지, 어떤 식으로 해야 할지 갈피를 못 잡으시는 분들에게 좋은 책이에요. 중간중간 저자가 직접 필사한 글의 사진도 나오는데, 저자의 글씨에 어떤 힘이 나오는 것처럼 글을 되새기면서 읽게 되더라구요. 그게 필사에 대한 욕구를 불러 일으켰어요.
책에서 추천해주는 문구류에 대한 욕심이 생길 수도 있어요. 저만 해도 이 책을 다 읽고 나서 제일 먼저 만년필과 필기 노트를 구입했거든요. 집에 굴러다니는 펜과 공책을 이용할 생각이었는데 귀가 얇아서인지 책보다도 먼저 주문했어요.
“이 책은 ‘필사하는 법‘에 대한 간략한 설명서입니다. 필사를 해 보고픈 분이 흔히 저지르기 쉬운 시행착오를 줄이고 재미를 느끼게 했다면 이 책은 제 몫을 다했다고 봅니다. 미리 말씀 드리건대 저의 경험이 일반론일 수 없습니다. 필사도 사람마다 하는 이유와 쓰기 방법, 사용 도구가 다르니까요. 필사하는 이유부터 이런저런 문구를 선택하는 기호까지 이 책을 절대 기준으로 삼을 수는 없죠. 그저 조금 앞서 걷는 길눈이의 안내서 정도로 가볍게 읽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목차
1. 나는 왜 필사를 시작했나
2. 필사를 사랑하는 몇 가지 이유
첫 번째, 오롯이 나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점
두 번째, 차분한 마음을 얻을 수 있다는 점
세 번째, '기억의 연장'
네 번째, 돈이 거의 들지 않는다는 점
마지막, 경쟁할 필요가 없다는 점
3. 궁극의 독서법, 필사 – 독서와 필사
필사를 시작하기 전, 독서 습관을 먼저 갖는 것이 중요합니다. 평소 책 읽는 습관이 없는데 필사를 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입니다. 필사는 가장 순수한 독서라 생각합니다. 책을 이룬 문장의 활자를 그대로 써서 옮기며 곱씹는 행위죠.
4. 등이 굽고 허리가 휘다 – 편안한 필사 자세
하루 삼십 분, 시 두 편이나 두어 단락 좋은 문장을 옮기는 것이 가장 좋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분량을 정해 두고 몰입하기보다 조금씩 쉬엄쉬엄 꾸준히 하길 권합니다.
5. 필사는 언제 어디서 – 필사하기 좋은 시간과 장소는 따로 없다
자투리 시간에 책과 노트를 펼 수 있는 작은 공간만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6. 필재가 없어도 끈기만 있으면 – 글씨에 대한 생각
내가 필사하는 문장이 “의지하고 양보하며 실수와 결함을 감싸 주며 간신히 이룩한 성취“임을 깨닫는 순간, 악필에 대한 고민보다 필사의 즐거움이 더 크게 다가오겠죠.
7. 햝 – 내 글씨는 왜 예쁘지 않을까
'햝'을 한번 종이에 써 보세요. 글씨의 모자란 점이 확연히 보이지 않나요.
글씨를 쓸 때는 '조화, 균형, 변화' 이 세가지를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8. 가지런한 크기와 반듯한 오와 열 – 10칸 공책으로 시작하기
9. 메모도 필사하듯 – 필사력을 키우는 방법
10. 베껴쓰기를 넘어 – 필사는 자기 글을 쓰기 위한 디딤돌
'내 문장'을 쓰기보다는 될 수만 있으면 '그 작품의 문장'을
써 보고 싶다. 우선은 '그 장면의 문장'부터 써 보려 한다.
11. 그는 쓰고 있었다 – 작품 속, 역사 속 필사 이야기
12. 옮겨 쓰고 싶은 책 열 권, 참고할 만한 책 다섯 권 – 『무서록』부터 『문구의 모험』까지
13. 문방구를 사랑하여 – 필사와 문구, 문구 고르기, 나의 필사 도구
독서백편 의자현 (讀書百篇意自見)
책이나 글을 백 번 읽으면 그 뜻이 저절로 이해된다
'독서일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내겐 불륜 미화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어떤 미소>, 프랑수아즈 사강 (0) | 2020.09.04 |
---|---|
다정함의 형태, 여태현 산문집 (0) | 2020.09.03 |
일리아스, 호메로스 지음 (0) | 2020.09.02 |
한달 후 일년 후, 프랑수아즈 사강 (0) | 2020.08.18 |
지식의 표정 : 인공지능 시대, 인간의 길을 탐색하는 열두 걸음 (0) | 2020.04.04 |